- 거함거포의 역사
거함거포주의는 20세기 초 영국의 드레드노트급 전함의 건조로 시작되었습니다. 전함끼리의 전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위해 건조된 이 전함은 강한 장갑과 거대한 주포로 ‘맞아도 쓰러지지 않으며, 강한 펀치를 날리는’ 치트키급 함선이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군비경쟁이 심해지자 각국은 군비 제한 조약으로 주력함의 보유 비율을 고정시킵니다. 거함거포주의가 잠시 주춤해진 사이, 일본과 미국은 조약에서 벗어난 항공모함을 건조해 쿼터외에 전력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로인해 그 당시엔 누구도 몰랐지만 거함거포주의의 몰락이 다가오게 됩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자 각국은 조약을 무시하고 또다시 거대한 전함을 건조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진주만 습격과 미드웨이 해전을 통해 ‘눈으로 보고 쏘는’ 거함거포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거리를 레이더로 관측하여 함재기를 보내 적의 함선을 침몰시키는 ‘항모기동전술’의 발전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의 승전국인 미국은 신규 전함의 건조를 줄이고 핵추진 항모를 건조합니다. 함재기와 레이더의 성능이 더욱 발전하며 거함거포주의는 바다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 미사일의 등장
항모에서 함재기를 띄워 적함을 공격하는 항모기동전술은 항모와 함재기가 필수입니다. 이는 거함거포만큼이나 엄청난 군비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로켓기술과 전자기술의 발전은 바다 위엔 또 다른 양상을 가져옵니다.
대함미사일이 등장합니다. 거대한 항모없이 수백km 밖에 있는 적함을 단번에 격침시키는 대함미사일과 미사일 구축함/순양함(이지스함)의 등장으로 바다 위는 항모기동전술과 이지스함이 함께 지배하는 곳으로 바뀝니다.
- 스타 시티즌과 바다
바다 위의 함선들은 비행기처럼 빠르게 이동할 수 없습니다. 이지스함의 최대속도는 32노트(60km/h) 정도밖에 되지 않아 넓은 바다에서 굼뜨게 움직이는 군함들은 공격을 위해 며칠을 항해해야 하며 적의 공격에도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타 시티즌은 우주를 배경으로 함선이 움직입니다. 비록 대기권 내에서는 기동성이 제한되지만 아무리 큰 주력함이어도 100m/s(360km/h)로 움직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먼 거리를 단숨에 이동할 수 있는 퀀텀드라이브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느린 기동성으로 인한 거함거포의 약점이 스타 시티즌에선 사라집니다. 자벨린 같은 막강한 주포를 가진 함선의 효용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미사일과 항모기동전술은 그 역할이 축소될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무시무시하게 빠른 속도는 역사속 바다 위에서의 함대결전의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수십만에서 수천만 km나 떨어진 함대들은 레이더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전장이 선택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퀀텀 드라이브로 단숨에 적진에 파고드는 함선들의 기동력은 주력함대의 위치를 피해 적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간 그 컨셉이 확실하게 공개될 비대칭 전력들도 변수가 됩니다. 퀀텀 재머는 퀀텀 드라이브 중인 함선을 강제로 멈추게 할 수 있으며, 주력함들이 불리한 전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각종 전자전 병기들은 주력함의 타게팅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수도 있고, 강력한 EMP 병기의 공격으로 쉴드와 발전기가 고장나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제한적인 우주에서의 활동은 주력함에 더욱 불리합니다. 유저들이 우주에 거점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게임이 만들어진다면 주요한 공격 타겟은 지상으로 한정되게 됩니다. 이는 비행 속도의 제한으로 적진에 대한 빠른 기습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며, 적의 장거리 방어수단에 더욱 취약해집니다.
- 결론
모든 것은 변수가 있습니다. 주력함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티즌들은 저마다 다른 전략적인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 시티즌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기존에 나와있던 수많은 컨셉도 바뀌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또 어떤 컨셉이 추가되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고실험은 아무것도 장담할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거 하나는 확실합니다.
주력함은 비싸고, 강합니다.
ps. 미사일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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